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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 눌러담은 대학원 진학전 알아야 할 대학원[完] 이야기

2.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요?

by Gothesis 2020.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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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실험실에 입학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배워야 할까요?

 

아마 체계가 조금이라도 잡혀 있는 실험실이라면 사수-부사수 시스템으로 실험실 업무가 돌아갈 것입니다.

이럴 경우 사수의 가르침이 절대적이게 되지만, 실험실에 따라서 개인별로 프로젝트를 맡기거나, 포닥에게 맡기거나 하는 식으로 실험실 업무가 돌아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유리한 것일까요?

정답은 

 

"최근 발표 논문이 있는 사람, 꾸준한 논문 발표가 있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입니다.

이 전 챕터에서도 말했지만,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합니다. 처음 배우러 온 사람의 입장에서 자신을 가르칠 사람을 고를 때에는 논문 발표가 없는 사람한테는 배울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므로 논문 발표가 있는 사람에게 자주 물어보고 배우십시오!

아마 실험실 전체가 그 사람 위주로 돌아갈 가능성도 높을 것입니다.

 

그럼 무엇을 어떻게 물어보며 배워야 할까요?

 

대학원 실험실은 지금까지의 초중고대학과 많이 다릅니다.

친절하게 와서 가르쳐주는 사람은 이제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뭐라도 들고 가서 직접 배워야 하지요.

그런데 너무 기초적인 사항을 들고 가서 자꾸 물어보다가는 기피인물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기본적인 사항은 실험실 사수가 가르쳐 주거나,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이도 할 수 있도록 실험실 내부 지침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어봐야 할 사항은 실험 디자인, 표, 그래프 그리고 논문 작성 초안입니다.

 

1. 실험 디자인

지금 진행하고 있는 실험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이 실험실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실험이 무엇인가 상상해서 계획서를 만들고 그 계획서를 가져가서 보여주세요. 실험을 당장 진행하지 않아도 본인의 아이디어에 대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예시를 보고 비슷하게 만들어 가서 보여주세요. 

 

예시

실험 주제  : 피부 표면 세균과 피부 상태의 연관성 조사

실험 목적 : 사람 피부의 세균 종류에 따른 피부의 상태를 조사한다.

실험 방법

남 녀 30인 이상의 피부상태를 조사하고 

피부 표면에서 세균을 샘플링하여 종류를 조사한다.

예상 결과 : 

1. 사람에따라 피부에 살고 있는 세균이 다를 것이다.

2. 세균의 종류에 따라 피부의 상태가 다를 것이다.

 

이 정도만 만들어서 가져가도 더 자세한 실험 방법이나, 실험시 어려운 사항에 대한 충고 등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 표와 그래프

얻어낸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와 그래프를 만들고 나서 만든 것을 가져가서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 때에는 반드시 표를 만들기 위해 사용했던 데이터도 같이 가져가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어떤 순서로 데이터를 배치해야 하는지, 분석 방법은 어떤 것을 사용하면 좋은지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3. 논문 작성 초안

논문 작성 작업은 처음 한번 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한번 알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시간이 정말 절반씩 줄어드는 작업입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논문 한 편을 써 보는 것이 과학자로서의 성장에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 사람이 잘 가르친다. 라고 생각이 들면, 어거지로라도 한 편을 써서 보여주고 조언을 얻으십시오. 많은 데이터의 수집부터 논문 투고까지 많은 사항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험실에 들어가서 사수가 생겼든, 생기지 않았든,

개인 프로젝트가 있든 없든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교수님에게 매일매일 가서 물어보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사항이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실험실은 매우 드뭅니다.

그럴 경우에는 실험실에서 논문을 가장 많이 쓴, 가장 잘 쓰는 사람에게 가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과학자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것이고,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최근 논문 발표가 오랫동안 없는 사람을 '물박사'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런 물박사가 사수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먼저 실험을 제대로 배울 수 없게 됩니다. 물박사는 괜히 물박사가 아닙니다. 논문을 쓴 경험이 없는 것 뿐만 아니라 실험을 제대로 한 경험도 없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가르쳐줘야 하는 후배는 생겼고... 각종 꼰대질과 부조리의 향연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잘되면 내탓 못되면 니탓도요.

또한 제대로 된 사람에게 배우려는 것도 방해하기 마련입니다. 온갖 음해와 헛소리를 해서 자기 부하로 남겨 두려고 합니다. 

하지만 '물박사' 라 하더라도 배울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논문을 쓰지 못했음에도 박사까지 받고 남아 있다는 것은 대체로 실험실에서 오랫동안 총무의 역할을 맡았거나 과제관리의 달인일 확률이 있습니다. 여기서 과제관리의 달인이라는 것은 과제를 잘 관리하는 능력 외에도 잘 슈킹하는 능력도 포함됩니다. 어쩔 수 없이 사수가 저런 사람이 되었다면 과제관리 등은 잘 배워 두고, 자존심을 세워 주면서 실험은 다른 사람에게 배우도록 합시다.

 

 

 

 

 

* gothesis.tistory.com / 작가의 블로그입니다. 연구에 대한 글들을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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