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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연구생활

이공계 대학원생 되기 - 수업 들으려면 오지마라.

by Gothesis 2020.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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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을 선택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뭘 하는가

 

이미 대학원생 되는 것에 대한 많은 글들이 있다고 해도, 남자가 칼을 들면 두부라도 썰어야 하는 법.

절친한 친구 중에는 초등학교를 입학한 이상 박사를 따야 한다며 공부를 계속 하고 있는 상남자도 있는 만큼 이야기를 계속 진행해 보겠다.

 

 

 

그렇다면, 실험실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우리는 무엇을 배우게 되는 것일까.

 

한마디로 '연구' 를 하고, '연구'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러면 연구란 무엇인가? 가장 기본인 단어의 정의로 돌아가자면, 다음과 같다.

 

 

 

대학원은 연구를 하는 곳이다. 최소한 연구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곳이다. 주변에 이공계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 중에, 연구라는 것과 지금까지 해 온, 초-중-고-대학교까지 해 온 공부라는 것을 혼동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을 혼동하고 대학원에 들어오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

 

여긴 어디인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

 

 

즉, 연구와 지금까지 해 온 공부는 상당히 다르다. 착각하여, 수업과 책상머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것 이외의 일에 대해서 모두 잡일이라고, 혹은 교수님 심부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전 기사의 댓글 중에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한 딴지스의 글에서 그 전형을 발견하였다. (만약 자신이 전형으로 판별되어 기분이 나쁘시다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전형이십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학원에 들어와서 해야만 하는 연구와 지금까지 초-중-고-대학교까지 한 공부랑은 엄연히 다르다. 이전까지의 ‘공부’는 교과서라는 것을 통해서 했다. 최소한 교과서가 아니라도 어떤 책이나 교안으로 했기 마련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당신이 배웠던 것은 많은 사람에 의해서 ‘그것은 가르칠 만큼은 공인이 된 것’ 이라는 것을 말한다. 또한 ‘가르칠 만큼 많은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것’ 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구는 공인된 것을 배우는 것과는 다르다. 즉, 뭐가 맞는지 뭐가 틀렸는지, 아무도 모른다. 직접 해보고 결과를 얻어서 분석해 보지 않는 이상은 알 수가 없다. 즉, 요약하자면 실험실에서 대학원생이 하는 일의 최종 목표는 이게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해 가설을 세우고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다. (물론 이미 교과서에 있는 내용에 대한 실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소한 다른 접근법을 쓰든지, 다른 해석을 하든지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어야만 한다. 남들이 한 것을 똑같이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을 듣기 위해서, 대학원에 오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도교수는 나를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나와 같이 연구하는 사람이다. 지도교수라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올바른 방법들을 택하고 있는지, 더 나은 가설은 무엇인지, 좀더 명확한 해석 방법이 어떤 것인지, 혹은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에 대해 나보다 경험이 더 풍부한 조력자일 뿐이다.

 

그래서 실험실을 택하기 전에 알아 두어야 할 것 첫번째는.

 

실험실에서는 공부가 아닌 연구를 하며, 지도교수는 조력자이다.

 

더 간단히 요약하자면,

 

 

 

"니 공부는 니가 알아서 만들어서 해." 로 줄일 수 있겠다.

 

그러면 대학원에 가면 내 공부 내가 알아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나오게 된다. 답은 아니다.

 

왜 아니냐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대학원생으로 입학한 처음에는,

 

 

????????

 

방법을 모른다.

 

모르는 게 당연한 것이다. 배우러 왔으니까. 대학원에 입학한 것은, 연구하는 방법을 배우러 온 것이 된다. 그래서 대학원 학위가 석사와 박사로 나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고리타분한 사전으로 돌아가보자.

 

 

 

 

 

석사는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필요한 방법에 대한 수업을 다 들었다는 이야기다), 논문이 통과된 사람에게 수여하는 학위(논문 한번 써 봤단다)다.

 

박사는 전문 학술 분야에서(전문적이어야 한단다) 연구가 깊고(논문 꽤나 썼다는 소리다)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수여되는 학위다.

 

내 생각은 그렇다. 석사 학위든, 박사 학위든, 누가 주는 것이고 자격증이다. 그러한 자격을 갖추었는지 갖추지 않았는지 보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겨우 저 자격증에 버리는 것은 안타깝지 아니한가? 나중에 박사를 따고 나서 해야 할 것이 '내가 하고 싶은 연구'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실험실을 선택하기 전에 실험실에서 뭘 하는지에 대해서 얕게 알아보았다. 다음 기사에서는 깊게 다룰 예정이다. 오늘 기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대학원에 있는 실험실은, 

 

니 공부 니가 알아서 하기 위해서 배우러 가는 곳이다.

 

그럼 다음 시간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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