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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화 11월의 술 - 벗이랑 버찌 리뷰

by Gothesis 2021.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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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잔했다.

모든 음식이 마찬가지이지만.

와인. 맥주 등.

물론 나름의 맛이 있지만 눈으로도 마시는 술이다.

 

이 얼마나 매혹적인가!!!

와인의 붉은색은

입맛을 훅! 올리며

맥주의 탐스러운 황금색과 거품은 하루의 피로를 시원하게 밀어주는 듯 하다.

 

마찬가지로 오늘 리뷰할 벗이랑 버찌 의 색은!!

파스텔톤의 핑크색.

 

마치 딸기 우유를 보는 듯...

마치 딸기우유를 보는 듯함이 있다.

사진의 색보다는 살짝 붉은 빛이 더 돌아.

전 글에서 언급했든.

술자리에서 술이 살짝 오른 친구의 얼굴 같기도 하고..

술병을 위아래를 거꾸로 놓아 뒤 흔드면서 짙은 술의 점도를 보면. 진득한 사이의 친구 얼굴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버찌... 버찌라고 하면 뭐 그렇고 체리나 버찌나 같은거긴 한데.

버찌라고 하면 뭔가 그 상큼하고. 새콤하고. 깔끔한 과실의 이미지가 머리를 맴돈다.

 

 

과즙미 팡팡팡 ..

핑크핑크로 한껏 꾸민 아이돌 같은 느낌이랄까?

벗이랑 버찌. 이름은 좀 아재개그 같기도 하고 촌스러운데

색깔만으로 상큼한 술일 듯한 느낌을 준다.

물론.

막걸리를 15년 넘게 먹어온 나는 탁주에서는 상큼함을 느끼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색이 그렇다는 것이다.

상큼하고 보드랍고 그런 느낌. 벗이랑 버찌는 색만으로 나의 기대감을 한껏 올려놓았다.

 

또 잔에 따를 때.

와인은 그 상큼한 색.

맥주는 풍부한 황금빛으로 사람을 홀린다면

벗이랑 버찌는 녹진한 핑크핏으로

마치 녹인 초콜릿을 붓는듯한 느낌을 준다. 두구두구두구

 

 

그리고 다음은 향기.

와인의 향기는 말할 것도 없다.

아마 포도향 빼고 다 있을걸?

장미향에서부터 벗꽃향 과일향 사과향 등...

심지어 웻독(wet dog)이라고 젖은 개 냄새도 있다는데...

물론 식욕을 돋구는 냄새는 과일향들이겠지. 

 

맥주도 마찬가지다.

IPA맥주들은 입에 머금으면 꽃향이 나는 것들이 있다.

밀 꽃 향기에서부터 일부러 넣은 향료의 향까지...

 

시각과 후각으로 우리를 붙잡는다 이거지.

 

아...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좀 문제가 생긴다.

이 블로그에서 나는 농학자. 그리고 생물학자로써의 나의 아이덴티티를 많이 드러내고 있고!

또한 관련 경험도 부족하진 않은 편이다.

또한

집에서 혼자 막걸리를 빚어서 먹거나, 선물을 하기도 하는 등의 경험도 수 회 쌓아왔는데.

이건...

 

이 향은 미생물 발효 냄새다.

검은곰팡이이기도 하고 흰 곰팡이이기도 한 아스퍼질러스를 배지에 잔뜩 키워놓으면 나는 냄새인데...

아..

된장에서 나는 그 냄새 말이다.

그렇다...

아...

여기서 정신이 훅 든다.

탁주였지.

 

스토리텔링에 따르면

물을 타지 않은 원주에 가까운 술 이란다.

그래서 도수가 높고....

그렇다는 말은 정말 미생물 발효액에 가깝다는 말이기도 한다.

(술이 미생물 발효액이라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하지만...)

 

그리고 한모금.

 

단데.

끝맛이 무척 쓰다.

이건 나도 경험해서 아는 거다.

조금 더 발효시키면 이 맛이 없어지긴 하는데... 

 

무척 단데. 쓰다.

어제 먹었던 술보다 훨씬 단데. 쓰다.

훨씬 달았기 때문에 쓴 맛이 다가오고,

술 자체가 짙기 때문에 단맛이 간 뒤 쓴맛이 오래 남는다.

 

그냥 쌀을 써서도 이런 맛이 날 수 있는데, 이 술은 홍국쌀이라고 빨간 곰팡이로 겉표면을 두른 쌀을 사용했기 때문에

향도 맛도 잡기가 쉽지 않았던 듯 싶다.

홍국쌀은 이렇게 생겼다.

총평은.... 아쉬웠다. 한가지 좋았던 점이라면 역시 탄산이 없었다는 것.

개인적으로 탄산이 없는 술을 더 좋아하는 터라. 

색깔이 무척이나 예뻣고 탄산이 없는 것은 좋았다. 향과 맛은... 좋은 점수를 주기엔 모자랐다.

 

추가.

이런 탁주 중에 술취한 원숭이라는 술이 있었다.

이 술의 경우에는 이 술보다 짙은 면이 덜했지만, 쓰지는 않았다.

 

이 리뷰는 내돈내산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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